논어 학이學而편에 나오는 말씀 중에, "不患人之不己知, 患不知人也."라는 게 있다. 해석하면, 다른사람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너가 다른 사람을 못 알아볼까 걱정하라, 는 말씀이다. 이제는 나도 어쩔 수 없이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걱정을 달고 산다. 자족하는 삶이란 책에서나 존재하는 것만 같다. 내가 다른 사람 알아보는 것을, 다른 사람이 나를 알아봐주는 것보다 더 걱정할 수 있을까.
하지만 생각해 보자. 주머니 속의 송곳은 자신이 드러나지 못할까 걱정하지 않는다. 내가 아직 바늘이라면, 다른 사람이 알아봐 줄래야 알아보기가 힘들 것이다. 바늘에 머무르지 말고 송곳이 되면 다른 사람의 인정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니까 정말로 걱정해야 할 것은, 내가 다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느냐뿐이다. 그러고 보니 확실히 그게 더 어려울 것 같다.




